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곳들을 기록하는 작가 홍태호 입니다. 저는 길을 걷다가 제 기준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곳이 나오면, 기록해서 수집하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는데요. 주로 시간의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있거나, 누군가가 마음을 써서 꾸미고 관리한 곳들을 보면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건물이 정말 금방금방 사라지고 생기기 때문에, 비록 처음 보는 건물이라도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철거로 제일 핫한 이 을지로에서의 전시라 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뒤돌아서면 언제 없어져 버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이 불안정하다는 느낌을 그림 속에 잘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건물들은 그림 속에서 녹아 흐르는 것 같은, 증발해 날아가는 것 같은 모습이고, 앞으로는 이쪽으로 좀 더 다양하고 깊은 표현을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홍태호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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